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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청양교회 - 6/22 본당신부님의 글: 무임승차는 없습니다.

본당신부님의 한 주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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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면, 자조, 협동" 익숙한 단어입니다. 아침이면 이 노래를 듣고 잠을 깼습니다.

'새벽 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 .....' 그런데 새 아침이 무슨 뜻인지 몰랐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밥 먹고 학교에 갔습니다. 조회를 한다고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면서 좌우 열을 맞춰야 했습니다. 보이는 것은 앞에 서 있는 친구의 뒷통수만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아침이 '새 아침'이라고 어서 일어나라고 하니 ... 잘 몰랐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인지...

어릴 적 배운 교육은 이렇습니다. 

"김일성은 머리에 뿔이 달린 돼지이고, 그곳에는 사람이 살지 않고 늑대가 산다. 우리 선조들은 당파싸움으로 

나라를 망쳐먹은 나쁜 사람들이고, 우리는 힘이 없어서 미국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맥아더는 우리나라를 살린 영웅이다. 우리는 아직도 힘이 없어서 미국의 도움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이후로 저는 우리 나라에 대한 자긍심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외국인들 특히 노랑머리의 외국인들을 보면 동경과 두려움의 몸짓을 드러내곤 하였습니다.

근면해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이 말이 참 무서운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근면해야 한다는  말은 불의한 조건에서도 참고 견뎌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조정신을 지녀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정신일도하사불사성"  이말은 참된 가르침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 말은 국가가 맡아야 하는 복지를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 위한 교묘한 속임수로 사용되었습니다.

협동정신을 배웠습니다. 협동은 좋은 것입니다. 그것이 두레의 성격을 지니는 한에서 ... 그런데 협동 정신이 동원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되었을 때, 사람이 누려야 하는 자유와 창조성이 무너집니다. 그리고 협동정신은 국민동원을 위한 용어로 변질되었습니다. 그리고 체제에 부역하는 자와 거부하는 자를 구분해 내는 방법이 되었습니다.

좋은 단어와 말이 변질되어서 어린 시절부터 주입되었고, 저는 주입된 대로 믿고 살았습니다. 공부는 했지만 사유하지 않았고 들은 대로 믿고 살았고 선택했습니다. 후회됩니다. 좀 더 일찍 주입된 단어를 점검하고 분석하지 않은 것이 ... 

프랑스 바칼로레아가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학입학 시험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런데 시험문제 내용이 놀랍습니다. 각 개열별로 3개의 문제가 주어지고 그 중에서 하나를 골라 4시간 동안 답을 하면 됩니다.

문제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자연계

1.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의 주인인가?

2.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사는 것인가?

3.주어진 본문, 데카르트의 "정신의 행방을 위한 규칙"의 일부 텍스트에 대해 코멘트하기.

이외에도 인문계, 경제사회계의 문제가 비슷하게 주어집니다. 가령 경제사회계는'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것으로 우린 충분히 자유로운가?' 등등 입니다.  

부럽다는 느낌은 저만이 느끼는 감정일까요? 부럽습니다. 이런 질문에 자신의 답를 쓸 수 있다는 사실이, 일상에서의 성찰과 철학적 사유 그리고 개인의 자유로운 의견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결코 답을 쓸 수 없습니다.

개인이 누려야 하는 자긍심을 수치심으로 변질시킨 교육을 받고 자랐습니다. 그리고 이제 성인이 되고 아이들이 기성세대라고 말하는 나이가 되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제가 받았던 교육을 다시 아이들이 받게 할 수는 없다"

체제유지를 위해서 국민을 우민화했던 저들의 의도를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사유하지 못하는 사람을 어리석다고 합니다. 석사, 박사학위가 없다고 어리석은 것이 아닙니다.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해도 사유하지 않으면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지시 받은대로 행동하고 자신의 행동이 끼치는 영향성에 대해서 무지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교육은 성찰과 사유가 있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자유롭고 창조성을 발휘하는 인간을 양성해야 합니다. 

아이들의 살아야 하는 미래에 관심을 갖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당신들은 아이들에게 지금 무엇을 요구하고 계십니까? 아니 지금 당신은 당신의 아이들이 살아야 하는 미래를 위해서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행동하고 있습니까? 분명한 것은 삶에 무임승차는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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